여러가지 후기

‘스크루테이프의 편지’ 연극 관람기 🤭

호야투은하 2023. 5. 8.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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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 루이스의 책 ‘스크루테이프의 편지’가 연극으로도 나왔다는 소식!!
사전예약 할인으로 42000원으로 예약했다.

그렇게 마곡나루역 LG아트센터로 가는 길,
연극 시작이 3시부터인데 지하철 마곡나루역 도착시간이 2시 48분이라 늦을까봐 조마조마했다. 연극 시작하면 입장 불가인데 ㅠㅠㅠ

돈 내고 연극을 보지 못하는 그런 불상사를 막기 위해…. 지하철 안에서 미리 마곡나루역~LG아트센터 U+스테이지까지 가는 길을 미리 찾아보았다. 누군가가 아주 친절하게 상세히 정리해놓은 글이 있어서 초행길이었음에도 빠르게 찾아갈 수 있었다! 감사합니다 ㅎㅎㅎ

연극 팜플렛?
오빠랑 나의 티켓

기존에 중반정도까지 읽었던 책이라 어떤 내용인지는 대략 알고 있었다. 스크루테이프라는 악마가 조카 웜우드에게 약 31통의 편지로 환자(악마가 유혹하려는 인간)를 원수(하나님)에게서 멀어지게 하는, 인간을 유혹하는 법을 충고하는 내용이다.

이 내용이 어떻게 연극으로 재현될까 궁금했는데, 책에서는 하나인 스크루테이프 악마가, 연극에서는 세 명의 배우분들이 마치 하나인 것처럼 연기를 하신다. 초반에는 ’한 명이 다하기에는 너무 대사가 많아서 쪼갰구나‘ 라고만 생각했는데 (물론 실제로 그럴수도?), 연극 중반에 그 이유를 더 자세하게 알 수 있었다.

기독교의 ’성부, 성자, 성령 삼위일체 하나님‘ 이라는 개념에서 따온 것이었다. 악마도 세 명으로 두고 마치 하나인 것처럼 표현했지만, 완벽히 하나로 연합되신 하나님과 다르게 악마는 세 명이서 의견충돌로 인해 서로 욕하고 자주 언성도 높이는 장면이 나오며 ‘연합’ 이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먼 모습이었다.

처음 그 책을 읽을 때에는 악마가 어떠한 수법으로 나를 하나님과 멀어지게 하는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악마의 속삭임에 넘어갔던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들을 가지고 책을 읽었다.

사실 악마가 나를 유혹하는 수천수만가지의 방법을 아는 것보다,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예수님 한 분을 제대로 아는 것이 더 유익하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알아서 나쁠 건 없지 않은가.

책으로만 보던 것들을 영화, 연극, 드라마 등등으로 다시 보면 훨씬 자극적으로 느껴진다. 이번 연극 역시 그러했다. G열에서 보았는데 영화관처럼 A열부터 쭉 시작하는게 아니라 (어디서부터였는지는 기억이 안난다) 중간에서부터 시작해서 생각보다 굉장히 앞쪽에서 연극을 관람했다.

그만큼 배우 한 분 한 분의 시시각각 변하는 표정, 흐르는 땀 방울까지 모두 자세하게 보였다. 책의 문장들을, 그리고 대사를 문맥에 맞추어 정말 생동감 있게 온 몸으로 표현해주셨다.

이리저리 날뛰어 다니는 악마들이 정신 사납게 느껴졌고, 화가 치밀어 오르면 참기보다 모두 배출하는 모습들이 실제로도 시끄러웠고, 악마가 인간의 성욕을 이용하여 유혹에 빠뜨리는 부분을 설명할 때 아주 새빨간 장미를 이용하여 바로 세웠다가 이후에 거꾸로 유리병에 집어넣는 모습은 상당히 기억에 남는다.

스크루테이프 악마가 대악마에게, 기독교의 주기도문 중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 이 부분을 따와 ’이름이 드럽게 여김을 받으시오며‘ 와 같이 말하는 부분도 재미있었다.

조카 웜우드에게 눈높이 교육을 해주기 위해 인형 두 개를 가져와서 ’개굴개굴테이프’ 와 같은 식으로 이름을 짓고 인형극을 펼치는 형식으로 편지를 전하는 것도 인상 깊었다.

세 명이 하나의 악마가 되어 어떻게든 환자(악마들이 유혹하려는 대상)를 원수(하나님)와 멀어지게 만드려는 모습이 마치 계속해서 큰 파도가 몰아치는 느낌이었다. 환자가 신실한 크리스천을 만나 그 집에까지 초청되어 변화될 때에는 크게 절망했으며, 환자가 자기들에게 넘어올 수만 있다면 어떤 짓도 할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자기 아들의 영혼 구원을 위해 매일매일 기도하는 환자가 있었다. 하지만, 악마들은 오히려 그를 보며 비웃었다. 그는 그렇게 기도하다가도 막상 아들을 만나면 때리고, 욕하고, 소리지르는 정말 ‘영적인 세계’에만 관심이 있는 환자였기 때문이다.

배우분들께서 너무 연기를 잘하셔서 그런지 그를 비웃는 악마를 보며 오히려 내가 화가 나고 짜증났다. 그리고 내가 악마의 유혹에 넘어갈 때마다 나를 유혹한 악마들도 그렇게 나를 비웃고 있었을 것을 생각하니 자존심도 상했다.

총평 ⭐️⭐️⭐️⭐️
>> 기존 책 내용 자체가 하나의 소설이 아니라 단편의 31개의 편지글이다보니 아주 뛰어나게 창의적으로 연극으로 풀어내기에는 당연히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책을 읽어본 사람이 아니라면 아마 전부 이해하기엔 힘들지 않았을까.

책을 읽어보았던 나조차도 워낙에 대사가 많다보니 하나하나 전부 기억이 나진 않아서 놓친 부분들이 아쉽긴 하다. 하지만 배우분들께서 어떻게든 악마의 대사를 이해하기 쉽게, 자극적으로, 온몸으로, 생동감 있게 아주아주 열정적으로 표현해주셔서 재미있게 보았다.

연극 커튼콜 때 배우분들께서 나와서 인사하시는데 마지막에 위로 손을 올리고 인사하는 장면이 있었다. 하나님께 이 모든 영광을 올려드린다는 뜻이었겠지. 배우분들도 크리스천일까 궁금했었는데 그 장면을 보고 깨달았다. 크리스천이시구나!

하나님을 “빌어먹을 원수” 라고 지칭하는 대사도 참 많이 나오는데 처음엔 쉽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ㅋㅋㅋ 아무튼 처음 이 연극을 같이 보자고 해준 오빠에게도 고맙고, C.S. 루이스께도 감사하고, 하나님께도 감사하다!

하나님, 주님 안에서 바로 서 있길 기도합니다. 악마의 유혹에 넘어지지 않고 매일매일 영적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힘을 주세요. 패배하더라도 다시 일어나 하나님 앞으로 나아가겠습니다. 참된 진리이신 주님께 뿌리를 박고 하루하루를 그 위에 쌓아가길 원합니다. 소중한 시간 보내게 하심에 감사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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