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자해'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가 보고자 합니다.
저는 약 1년정도 자해의 늪에서 헤매었고,
지금은 안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입니다.
자해를 해 본 사람의 입장에서 쓴 글이고
자해를 하는 당사자 분들,
주변에 자해를 하는 사람이 있어서 찾아오신 분들
모두 이 글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모두에게 적용되는 내용은 아니기에
일반화할 수는 없습니다 **
제가 자해를 했던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1. 죄책감
오늘 하루 열심히 살지 않았기에 저를 처벌했습니다.
처벌의 의미로 스스로에게 선을 그었고,
그 상처를 보며 내일은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또한, 행복, 기쁨과 같은 희망적인 단어들에
잠깐 마음을 뺏겨 잠시나마 긍정적인 생각들을 했던 저를 원망하고,
'현실을 깨닫자', '난 이럴 때가 아니야'라며
스스로를 절벽 끝으로 몰아세웠습니다.
2. 괴리감
잠자기 전, 침대에 누웠습니다.
누우니까 이런 생각이 들면서 자해 충동이 들었습니다.
'내 마음은 미칠 듯이 괴로운데, 미쳐버릴 것 같은데
왜 내 팔은 이렇게 깨끗한 거지?'
누군가가 제 마음을 움켜쥐고 양 옆으로 잡아당겨
갈기갈기 찢어버리는 것 같이 괴로운데,
제 팔은 너무 멀쩡했습니다.
그 괴리감이 싫어 똑같이 제 팔에 선을 그었습니다.
3. 괴로움 해소
제 힘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은 하면 되니까 괜찮았습니다.
하지만 돈, 환경, 흉터 등등 제 힘으로 할 수 없는 것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거기서 느껴지는 무력감,
앞으로 더 이상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
이대로 죽고 싶은데 죽을 용기는 없는 나 자신,
이 모든 것들이 저를 괴롭혔고
칼로 살을 베는 고통을 느끼며 괴로움을 해소했습니다.
실제로 자해를 하고 나면
무언가가 해소되는듯한 느낌도 받았습니다.
4. 관심
저는 자해 상처와 흉터를 손목시계, 팔찌 등의 수단으로
최대한 가리고 다녔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누군가가 알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상처와 흉터를 최대한 가리면서도,
살짝살짝 보이길 바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실제로 누군가가 제 자해 상처를 보고
직접적으로 '너 자해하니?'라고 물어보았을 때,
기분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자해한다는 사실을 알아주었으면 하는 사람과,
절대 몰랐으면 하는 사람으로 나뉘었습니다.
알아주었으면 하는 사람과는 좀 더 깊은 관계를 가지며,
자해, 우울 등의 여러 대화를 나누었고,
절대 몰랐으면 하는 사람에게는 아직까지 숨기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공개할 생각이 전혀 없고
최대한 숨길 생각입니다.
여기까지 읽으시며 무슨 생각을 하셨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저와 비슷한 이유로 자해를 하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우울은 나쁜 게 아닙니다.
하지만, 우울에 굴복해서 자신을 난도질해버리는 건 나쁩니다.
자해 멈추기 어려운 거 너무너무 잘 압니다.
'자해는 멈추는 게 아니라,
평생 안 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라는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이 말에 80% 정도 공감합니다.
실제로 지금도 저는 우울하고 괴로울 때면
자해 생각이 납니다.
하지만, 자해는 저절로 멈춰지는 게 아니라
제가 노력해야 합니다.
저는 저를 생각해주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최대한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 머릿속에서 '자해'라는 단어가
차지하는 부분이 점점 줄어들고 있고,
그 빈 공간을 제게 도움이 되는 것들로
채워 넣고 있습니다.
조금만 더 버텨주실 수 있을까요?
딱 1년만, 딱 반년만, 딱 한 달만
딱 하루만 더.
언제든지 댓글 남겨주셔도 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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